subject 데뷔 20주년 맞은 재즈 보컬 웅산 “재즈는 어떤 공간서도 하나 될 수 있는 음악”
 


재즈 보컬 웅산(본명 김은영·43)이 지난달 1일 발표한 미니음반의 마지막 트랙은 자작곡 ‘뷰티풀 아리랑’이다.

웅산 특유의 그윽하면서도 달콤한 음색이 돋보인다.

하지만 노랫말을 보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반발해 광장을 가득채운 촛불의 함성을 떠올리게 된다. 

‘저 넓은 세상에 하얗게 뿌려놓은 햇살/ 낯선 시인들의 낮은 함성소리/…/

먼동이 터오는 찬란한 아침의 노래/ 가슴 속 피어난 꽃 피우리라/ 아리랑 아리랑….’ 

최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웅산은 “의도한 것은 아닌데 묘하게 시국과 맞아떨어졌다.

‘낯선 시인들의 낮은 함성소리’라는 대목이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신보에서 ‘뷰티풀 아리랑’은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라며

“팬들이 이 노래를 통해 따뜻한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20여년 전 웅산은 로커의 꿈을 쫓던 여대생이었다.

하지만 1995년 친구 소개로 미국의 재즈 뮤지션 빌리 홀리데이(1915∼1959)의 음악을 듣고 재즈에 매료당했다.

그리고 수많은 음반을 찾아들으며 재즈의 문법을 익혔다.

1세대 피아니스트 신관웅(70)을 만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96년부터였다.

2003년 12월 정규 1집을 발표한 웅산은 서서히 명성을 쌓았다.

특히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그동안 1000회가 넘는 공연을 개최했다.

재즈 보컬로 살아온 지난 20년을 자평해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녹록치 않은 시간이었지만 멋지게 활동한 것 같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100점 만점에 85점은 줄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다만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활동했더라면, 주변을 살피고 여행도 다녔더라면, 더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난달 발표한 음반에는 ‘뷰티풀 아리랑’을 포함해 총 5곡이 담겼다.

타이틀곡은 그의 음악 인생을 대변하는 듯한 노래 ‘재즈 이즈 마이 라이프’.

경쾌한 리듬 위에 재즈를 향한 사랑을 녹여낸 곡으로 현란한 스캣(가사 대신 무의미한 음절을 흥얼거리는 창법)이 인상적인 음악이다. 

웅산은 재즈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재즈는 어떤 공간이 됐든 공간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관객들 역시 재즈는 어렵다는 편견만 갖지 않는다면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계속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20년 뒤에 지금보다 더 유명해져 있을 것 같진 않아요.

하지만 따뜻한 음악을 선보이는 가수, 성실한 뮤지션이라는 평가를 받을 자신은 있습니다.”